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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교 | Jee Soo Shin

한글학교

한글학교

 

학기 시작과 거의 동시에 친구를 통해 주 1회 한글학교 선생을 하게 되었다.

학교라고는 하지만 전교생이 아마 6명남짓?^^

그것도 두 반으로 나눠서 나는 초급 반 3명정도 가르친다.

한글을 쓸 일이 1주일에 한번, 한글학교 시간 외에는 전혀 없는, 한국말은 오로지 부모가 해주는 말 밖에 들은 것이 없는 어린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부담일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는 한글놀이’를 컨셉으로 잡고 수업준비를 한다.

 

내가 워낙 애들을 보면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통 모르겠는

정말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타입이라서 부담이 많이 갔다.

하지만, 남들처럼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잘 대할 줄 모르더라도 오히려 이런 기회에 아이들을 다루는 기술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면 나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첫날이 역시 최악의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글을 한개도 모르는 애도 있었는데도 책을 읽어보라고 다그치고 글씨 써 보라고 하고… 역시 갈 길이 멀었다.

 

한 3-4주 수업 하고 애들하고 약간 정도 들고 하니까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겼다 = 더이상 식은땀이 나거나 말하다가 버벅거리지는 않는다)

 

2주전에는 교실에 들어갔더니 내가 가르치는 반의 꼬마 아이가 나보고

“Sit down and be quiet!!!”

어디서 막대기는 구해왔는지 그걸 칠판에 땅땅 쳐가면서:

“Now we’re going to learn about God and Jesus!

What is the first thing God created?”

 

그런데 문제는..

나는 교회를 안다니는데다 성경의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서 정말로 몰랐다는 것 ;;

 

그래서 “hmmmmmm HUMAN?” 이랬더니

그 아이 약간 당황 ㅋㅋ

그런데 나는 정말로 맨 처음에 만든게 뭔지 정말로 궁금해지기 시작해서 자꾸 물어봤다. “So what DID god create first??”

그랬더니 자기가 나보다 하나 더 안다는 사실이 뿌듯한지 열심히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식으로 성경수업을 약 10여분 한 후,

우리 이제 한글공부하자~ 이랬더니

“그러면 성경공부는 잠시 쉬고 한글공부를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교단(?)에서 내려왔다.  참 귀엽구나 ㅎㅎ

 

 

하루는 높은 반 선생님이 안오셨다. 그래서 학교 운영하시는 분이 역사비디오 보자며 임진왜란 드라마 디비디를 가져와서 틀어놓고 가셨다.

 

애들은 본능적으로 진짜 선생님은 없고 모양만 선생님인 나만 홀로 그들을 돌본다는 것을 알아챘다.

순식간에 영어 한국어 뒤범벅으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돌아다니고… …

내가 “다갖이 않아서 영화보자!!!” 하면서 간신히 앉혀놨더니

한 아이가 (영어로)

“이거 불법 다운로드 아냐?? I’M CALLING THE POLICE!!!!!!!!!”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들을 이끌고 왜적을 무찌르고 있는데…

“Yeah! Japan is winning!!! JAPAN! JAPAN!”  (정말 쉬지도 않고 줴팬을 외쳐대서 정말 한대 콱 쥐어박고 싶었다 -_-)

 

중간중간에 숫자 15가 뜨면, 자기네들 15세 이하니까 보면 안된다고 꺅꺅거리면서 눈 가리고, 서로 가려주고..ㅋㅋㅋ

 

솔직히 이런 디비디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전쟁에 관심도 없는데 피튀기는 전쟁씬들이 하도 자극적이어서 화면에서 눈은 떼지 못하고…..ㅠㅠ

어떤 아이는 “한국은 착한편인데 왜 자꾸 죽냐?”면서 혼란스러워하고..

내가 저건 전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해주니까

“전쟁 싫어! 난 전쟁 안할래.. -_-”

 

애들이 그래도 전쟁의 나쁜 점도 배우는 등 올바른 생각을 유지해서 다행이지만,

정말 저 디비디 꺼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껐다..-_-

 

왜 껐냐고 물어보는데,

 

‘이거는 너희들이 보면 안돼’하면

틀어주신 분 욕하는게 되고,

‘나중에 보자~’고 거짓말 할 수도 없고,

 

결국 당황하다가 임기응변으로 “음, 이 영화는 잔인한 장면이 너무 많아서 하루에 다 보기 힘들어! 그러니까 우리 오늘은 그만 보고, 선생님이 책 읽어줄께!!”^^

 

잔인한 장면은 보기 힘.들.다는 개념은 정말 어디서 온건지 -_- 그래도 군소리 없이 내 말을 들어주는 꼬마들이 고맙다.

 

 

이렇게 순간순간을 당황해가며 오늘 수업도 지나갔다.

해냈구나… 지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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